새로운 여행의 첫 페이지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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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KCHO

 

속초 겨울의 맛을 찾아서

찬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뜨끈한 문어국밥부터 이한치한으로 즐기는 물회, 달콤한 전통 과자와 울산바위를 보며 마시는 라테까지.
산과 바다가 맞닿은 속초에서 한 발 앞서 즐기는 겨울의 맛, 겨울의 멋.
동명항에서 29년간 자리를 지킨 터줏대감, 영금물회
영금물회는 1996년 개업해 29년째 영업 중인 동명항의 터줏대감이다. 긴 세월 달라진 점은 건물 외관 뿐이다. 입찰을 담당하는 아버지, 주방을 맡은 어머니와 큰아들, 손님을 맞이하는 작은아들이 손발을 맞추는 덕분에 신선한 식자재와 넉넉한 양의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는다. 대표메뉴는 세꼬시물회와 멍게, 해삼, 전복이 올라간 특모듬물회. 각종 채소 위에 회와 해산물이 푸짐하게 올라간다. 양념을 붓기 전에 해산물을 초장에 찍어 먼저 맛보면 더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직접 만든 양념은 과일청을 넣어 은은한 단맛을 더했다고. 초장의 시큼한 맛은 적고 고소한 맛이 강해 해산물의 감칠맛을 한층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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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그날 조업 현황에 따라 메뉴판이 달라진다. 기본 메뉴를 제외하면 계절에 맞춰 제철 해산물이 등장한다. 11월 중순부터는 알이 꽉 찬 도루묵찌개를 맛볼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속초에 오면 꼭 생각나는 오징어순대는 양도 맛도 좋다. 명란젓, 미역무침을 비롯한 기본찬에도 내공 가득한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진다. 재료 소진 시 영업을 종료하고, 기상 상황에 따라 조업이 불가한 날엔 문을 닫는다. 탁 트인 동해를 감상하기 좋은 영금정과 속초 등대 전망대가 도보 5분 이내에 위치하니 점심을 먹고 잠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산책해도 좋겠다.
  • 주소 : 강원 속초시 영금정로2길 11
  • 영업시간 : 목~화요일 10:00am~6:00pm(수요일 휴무, 5:30pm 라스트오더)
  • 가격 : 세꼬시물회 1만5,000원, 특모듬물회 2만2,000원, 오징어순대 2만 원
속을 덥히는 보양식 한 그릇, 속초문어국밥
남편을 따라 속초로 넘어왔다는 속초문어국밥의 오정은 대표는 시가 제사상에 문어가 올라가는 걸 보고 문어국밥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제사가 끝나고 식은 문어를 뜨거운 소고기 국에 넣어 먹으니 담백하고 깊은 맛이 한층 더해졌다고. 수온이 낮고 수심이 깊은 강원도 동해안은 해산물이 풍부해, 제사상에 가자미와 명태, 문어를 함께 올리는 일이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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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문어국밥만의 깊고 진한 국물 맛의 비결은 한우 양지와 사태를 장시간 고아 낸 육수에 있다. 여기에 추가로 사골 국물과 문어 삶은 물, 우거지와 무를 넣고 끓이면 진하고 시원한 국물이 완성된다. 동해안에서 잡아 올린 참문어는 살짝 데친 뒤 급랭시켜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 위로 얇게 썬 문어가 넉넉히 올라가 있다. “먼저 문어를 뜨거운 국물에 살짝만 담가 따로 드셔 보세요.” 오 대표가 알려주는 방법을 따라 문어를 먼저 맛본다. 문어숙회를 먹는 듯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그 다음에 우거지와 함께 뜨거운 국물을 한 숟갈 뜨니 찬바람에 움츠러든 몸이 어느덧 푸근해진다. 한우와 문어가 뜨끈한 국물로 만났으니 겨울철 별미로 더없이 좋다. 이른 아침부터 영업해 피곤한 하루를 깨워 줄 아침 식사로도 제격이다.
  • 주소 : 강원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43
  • 영업시간 : 목요일~화요일 7:30am~4:30pm(수요일 휴무, 3:30pm 라스트 오더)
  • 가격 : 문어국밥 1만7,000원, 문어비빔밥 1만5,000원, 문어비빔국수 1만1,000원
섬세한 손길이 담긴 수제 과자의 맛, 속초과자집
속초과자집은 유과와 강정을 비롯해 오란다와 땅콩전병 등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과자를 판다. 속초중앙시장 내에 자리해 식사를 마친 뒤 간식거리를 찾아 들르기 좋다. 다른 전통 과자점과의 차별점은 10가지 이상의 과자를 직접 만든다는 것. 속초과자집 우민우 대표는 일본 도쿄의 핫토리영양전문학교에서 공부하고 부산과 양산에서 요식업을 해오다가 속초로 이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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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운영한 지 3년 차가 되었다는 우 대표는 아내와 함께 매일 다양한 과자를 구워 낸다. 이제 여행객뿐 아니라 지역 어르신들도 자주 들르는 속초중앙시장 내 간식 명소가 되었고, 전국에서 택배 주문도 많이 들어온다. 인기가 좋은 과자는 감태를 올린 감태 오란다, 땅콩을 듬뿍 넣은 땅콩전병, 바삭한 식감의 누룽지 유과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만드는 오란다는 바삭한 튀밥 사이사이 조청이 진득하게 스며들어 먹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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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굽는다는 땅콩전병은 땅콩의 고소한 향이 진하고 단맛이 강하지 않아 인기가 좋다. 이외에도 들깨 강정, 흑임자 유과 등 다양한 과자 종류가 준비되어 있다. 과자는 습기에 민감해 습도가 낮은 겨울부터 봄까지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매장 뒤편에선 선물 세트도 판매한다. 예쁜 포장에 담겨 있어 속초 여행의 기념품이나 선물로도 안성맞춤이다.
  • 주소 : 강원 속초시 중앙로129번길 46
  • 영업시간 : 목~화요일 10:00am~7:00pm(수요일 휴무)
  • 가격 : 땅콩전병 한 줄 1만 원, 감태오란다 3봉 5,000원, 과자 2봉 10,000원
학의 날개를 닮은 공간, 카페 긷
학이 날아가 앉은 자리라 하여 유래한 지명 노학동. 이곳에 학의 날개를 모티브로 건축된 공간이 있다. 탁 트인 창밖으로 울산바위를 바라보며 쉬어 갈 수 있는 카페 긷이다. 속초 나들목 바로 앞에 자리 잡은 이곳은 순두부 식당이 모인 학사평 콩꽃마을, 속초 대표 온천장인 척산온천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카페 건물은 거대한 외벽으로 둘러싸여 바깥으로부터 단절된 느낌을 준다. 미로 같은 길을 지나가면, 나선형 계단과 작은 못이 눈에 띈다. 위에서 지붕을 내려다보면 학이 날개를 펼친 모양을 본떠 설계했다고. 높은 층고와 통창, 식물 정원, 회색 외벽으로 이루어진 건물 전체가 독특한 공간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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긷의 시그니처 음료는 울산바위다. 흑임자 크림이 올라간 라테로, 울산바위의 색을 형상화했다고. 강원도 하면 떠오르는 대표 작물인 감자와 옥수수를 활용한 옥수수커피 아이스크림과 감자 아이스크림 등 지역색을 살린 메뉴도 있다. 겨울철에 인기가 좋다는 단호박 라테는 달콤한 맛이 강한 편이다. 다양한 베이커리와 디저트를 함께 판매하고 있어 음료와 곁들여 먹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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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소 : 강원 속초시 원암학사평길 60
  • 영업시간 : 월~일요일 10:30am~6:00pm(5:30pm 라스트오더)
설악산의 단풍과 설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설악 향기로
설악향기로는 산을 오르지 않아도 설악의 품을 느낄 수 있는 순환형 산책로다. 2024년 7월에 침체된 설악동의 관광 부흥을 위해 조성되었다. 설악동은 설악산 국립공원의 대표 관문으로, 오랜 세월 등산객과 여행자를 맞은 지역. 권금성 케이블카, 비룡폭포, 울산바위 등 설악산 대표 명소와 더불어 이제는 설악동 B-C 지구를 연결하는 설악향기로가 여행객의 발걸음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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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길이 2.7킬로미터의 무장애길로, 누구나 걷기 좋은 완만한 코스다. 설악동 B 구역 주차장에 자리한 입구에서 시작해 설악향기로 한 바퀴를 도는데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구멍 사이로 바닥이 내려다 보이는 스카이워크와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흔들리는 출렁다리 덕분에 산책하는 내내 심심치 않다. 출렁다리 구간에서는 내설악에서 발원해 속초 도심을 지나 동해로 이어지는 쌍천(雙川)을 발 아래 두고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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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을 둘러싼 설악산의 정기와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가 더해져 마음속에 고요한 평화가 찾아온다. 낮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야간에는 조명을 활용해 경관을 연출했다고 하니 밤에 찾아도 좋을 듯하다.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겨울에는 설경이, 봄에는 벚꽃이 맞아주면서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 주소 : 강원 속초시 설악산로 803
  • 영업시간 : 동절기(11월~2월) 7:00am~9:00pm, 하절기(3월~10월) 6:00am~10: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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