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났을 때부터 저의 집은 서점이었고, 찾는 사람들은 다양했습니다. 또래의 아이부터, 각을 잡아 눌러 쓴 중절모 사이로 흰머리가 비치는 노년의 할아버지, 말끔히 다려입은 군복을 입고 휴가 나온 군인들까지... 저마다 다른 경험과 기억들로 채워져 있을 이 공간에서, 서가는 가장 우직하고 정직하게 자리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속초의 서점 '문우당'의 이해인 디렉터의 말이다. 가업이 서점이라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 가업을 잇는다는 것은 더 멋진 일이고. 그 멋진 일을 이해인 디렉터가 지금 해내고 있다. 제대한 후 할아버지의 병 간호를 위해 고향에 내려왔다 서점을 시작했던 아버지처럼 그도 회사를 다니다 서점 인테리어를 돕기 위해 내려왔다 가업을 잇게 되었다.
이해인 디렉터를 비롯해 문우당 직원들은 '생활의 달인'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달인'이었다.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경험하는 곳으로서의 서점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책을 사기 위해서, 책을 읽기 위해서, 책장을 두리번거리기 위해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은 문우당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