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음식 하는 데는 아끼지 않아서요, 하하.” 제주식 된장 한치 물회, 새콤달콤한 자리돔 물회가 산봉우리처럼 수북하게 솟아오른 장관에 우리가 놀라워하자, 올해 예순다섯 양선숙 대표가 쾌활하게 웃으며 말했다. 중문동에서 자란 그는, 일대에서 음식을 제일 맛나게 했던 어머니에게 요리를 배웠다. 현재 이 집 주요 메뉴인 제주 전통 된장 물회, 새콤달콤 물회가 어머니의 ‘손맛 레시피’를 이어받은 것이다. 레시피는 공개한 적 없는 비밀. 아무렴 어떠하랴. 손님은 그저 한 세기 동안 명맥을 유지한 이 집 물회가 이리 푸짐하다는 사실이 황송할 따름이다. 이제 먹을 차례다. 잔뜩 부풀어 오른 제철 한치와 자리돔이 입안에서 흥겨운 잔치를 벌인다. 별빛 쏟아지는 여름밤, 해변에서 벌이는 축제 같은 흥겹고도 신비로운 감칠맛. 서울에서, 부산에서, 전국에서 숱한 미식가가 물회를 먹고자 바다 건너 여기를 찾는다는 대표의 말에 우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런 축제를 놓칠 수는 없을 테니까. 물회가 가장 맛난 제주의 여름이기에 더더욱.